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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한구절......

진작부터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정하시집에서

진작부터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정하


어디까지 걸어야 내 그리움의 끝에 닿을 것인지

걸어서 당신에게 닿을 수 있다면 

밤새도록이라도 걷겠지만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다 버리고

나는 마냥 겉기만 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도 

그냥 건성으로 지나치고 

마치 먼 나라에 간 이방인처럼

고개 떨구고

정처없이 밤길을 

걷기만 했습니다.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도 있다지만

짧은 이별일지라도

나는 못내 서럽습니다.


내 주머니 속에

만지작거리고 있는 토큰 하나,

이미 버스는 끊기고

돌아갈 길 멉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걸어서

그대에게 닿을 수 있다면

그대의 마음으로 

갈 수 있는 토큰 하나를 

구할 수 있다면

나는 내 부르튼 발은

상관도 않을 겁니다.


문득 눈물처럼 떨어지는 빗방울,

그때서야 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

아아 ~ 난 모르고 있었습니다.


내 온 몸이 폭싹 젖은 걸로 보아

진작부터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출처 : 이정하 시집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중에서 나유정역학연구소 옮김.


경북 고령군 고령초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 

시집을 선물해 주신 

장인숙 선생님이 오늘 따라 그립습니다.

어디에 어느곳에 계시든 건강하기를 기원합니다.

2020년 3월 7일 비오는 날 아침에 ......


제공 : 나유정역학연구소  010  8126  7250

필자 나유정은 ......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는 동안 학생들 개개인의 이성을 동양철학과의 상관성으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동양학의 신비에 매료되어 교사를 퇴직하고, 원광대 대학원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하는 한편 나유정역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레이디경향 이달의 운세 작가로서 10년간 집필함. 개인상담도 해 드립니다. 상담료가 있고 전화와 면담등 모든상담은 미리 예약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