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제(墓制) 1

묘제(墓制)

사람은 누구나 죽게 되어 있다.  모름지기 죽는다.  아무리 오래 살려고 발버둥쳐도 수명이 어느정도 이르면 생을 마감하기 마련이다.  명예와 권력, 부, 건강이 충만하여도 어느 날, 죽음이 오면 아무도 거부할 수 없다.

정말 허무하고 덧없어 보이기도 하다.  죽음은 누구나 꼭 오지만 보통 갑작스런 것으로 생각한다. 그 때 가족들은 당황하게 되고 천지가 무너지는 것 같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장의사에게 무조건 의존하게 된다.  또는 집안의 연장자나 친척 어른의 조언을 쫓아 가족상을 준비한다.

사람이 죽으면 장례 절차에 따라 엄숙하게 지내게 되는데 망자의 시신 처리 문제가 의논된다.  즉, 망자의 시신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묘제에서 알아보도록 하자.  

보통 지금은 망자의 시신 처리를 토장(土裝)과 화장(火裝)이 주로 이루나 옛적에는 지금과 조금 다른 땅속에 묻는 토장(土裝)과 문무대왕과 같은 수장(水裝)이나 그저 물에 던져 물고기 밥이 되도록 하는 수장(水裝)과 산이나 들에 따로 시신을 놓아 썩게 하여 짐승이나 날짐승인 새의 먹이가 되게 하는 풍장(風裝)이나 조장(鳥裝)과 불에 태우는 화장(火裝 - 불고식으로는 다비(茶毗))이 있었다.

시신 처리 문제는 그가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즉, 산, 평야, 사막, 해안, 강변, 종교, 교리 등에 따라 달라져 있다.  

보통의 민족은 땅에 묻는 토장의 풍습이 대부분이나 강, 바다, 호수 옆에 살아가는 민족은 수장의 풍습이 토템사상과 어울려 행하여졌다.

사막이나 고산, 또는 추운 지방의 사람들은 토장의 어려움과 하늘과 가까이 하려는 풍습으로 조장이나 풍장이 행하여졌고 기독교 문화는 다시 부활한다는 교리에 토장의 풍습이 많고 불교문화는 無와 윤회의 교리에서 화장인 다비의식(茶毗儀式)이 보편화 되었다.

공수래공수거의 공사상으로 인하여 본래 사람은 가진 것 없이 태어났으니 빈 몸으로 간다는 교리적 성격에 의해 그 흔적을 남기지 않는 화장이 시신 처리의 방법으로 형성되게 되었다.

유교에서는 사람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농경사상의 지속으로 토장이 성행하게 되었다.  즉,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감과 같다.  공자가어(家語)에 장례법(裝禮法)을 얘기하고 있다.  사람은 하늘과 땅의 기운이 합쳐져 인간이 되는 것이며 삼라만상의 기운이 쇠하여 결국 대지의 어머니인 흙의 품에 안긴다는 토장이 보편화 되게 되었다.

시신을 땅에 묻을 때 어떤 형태 모양으로 놓아야 할까?  지금은 앙와장(仰臥裝)으로 다리를 뻗고 하늘을 보며 반드시 누워있으나 옛날에는 앉은 자세, 엎드린 자세 등 여러가지로 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시신의 머리 방향은 동서남북 어느쪽으로 놓아야 할까?  아니면 산을 보고 바다 방향으로 강, 호수를 보고 놓아야 할까?  이것도 민족과 지역에 따라 달리한다.  평지나 넓은 논. 밭으로 산이 없는 경우 시신은 동침한다.  시신을 동침 하기 어려우면 남침도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산으로 된 경우 산에 시신을 처리할 때 보통 산등성이에 묘지를 두면 남향이 될 경우가 있다.  이때 시신은 북침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풍수지리에 따라 묘지를 서는 경우가 많아 시신 머리를 산 정상쪽으로 향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으며 부부가 나란히 쌍분이나 합분 하는 경우가 있다.

또 가족 공동묘지가 있을 시 항렬과 위계에 따라 윗자리와 아랫자리의 구분을 하였으나 옛 유가나 조선초기 이전에는 역장이란 말 조차도 없었다.  돌아기신 후에는 위 아래가 없다는 생각이었으나 조선중기 이후 지나친 유가의 예법과 위계사상으로 인하여 아들이 아버지 산소위에 묘를 선다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불효로 생각하여 있을 수 없는 일로 고정화 되어 버렸다.

가까운 친척간에도 이를 적용하여 역장의 폐가 자주 일어났다.  옛날 사람의 생각은 먼저 죽은 사람을 먼저 윗자리에, 그 다음 죽은 사람은 그 밑자리에 쓰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  상하 구분이 명확한 유교적 전통의 지나친 적용으로 이와같은 관념이 굳어진 것 같다.

신석기 시대의 묘제로서 지석묘를 추정한다.  크게 북방식, 남방식, 개석식(蓋石式)으로 구분한다.  북방식은 큰 돌을 양쪽에 받치고 그 위에 넓고 큰 돌을 얹는 방식이며 남방식은 시신을 묻고 작은 돌을 양쪽에 받치고 그 위에 넓고 큰 돌을 얹어 놓는 방식이며 개석식은 시신위에 넓고 큰 돌만 덮은 것을 말한다.

이는 거석문화의 묘의 표식과 죽은 자나 그 자손의 위엄과 권위를 보여지는 면도 있다.  흙을 파서 구가 들어가도록 파놓은 공간을 광 이라고 하는데 흙을 파서 시신을 광속에 묻고 흙을 덮어 성분하는 일을 토분이라고 한다.

광을 만들때 광 밑에다 냇가의 몽돌을 쌓거나 굽은 벽돌을 쌓아 묘가 흙으로 인해 꺼지거나 밀리는 것을 방지하기도 하고 회분을 섞어서 그 주위의 흙을 단단하게 하거나 석판으로 옆과 위를 단단히 하기도 한다.

시신을 묻은 뒤 그 위에 흙을 쌓아 올리는데 이는 봉분을 만드는 것이다.  즉, 봉투와 같은 봉의 의미로 분을 봉분함이라 뜻이다.  흙으로 광을 봉 하나 흙이 없는 지역일 경우 옛날에는 돌이나 조개로도 분 하기도 했다.

출처 : 전웅남선생님의 상. 장례의식 중에서 나유정역학연구소 편저 010  8126  7250

필자 나유정은 ......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는 동안 학생들 개개인의 이성을 동양철학과의 상관성으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동양학의 신비에 매료되 교사를 퇴직하고, 원광대 대학원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하는 한편 나유정역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레이디경향 이달의 운세 작가로서 10년간 집필함.